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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브랜드? 내가 키웠어!"…`팬슈머`와 적극 소통하는 유통업계

방영덕 기자
입력 : 
2020-01-14 10:18:07
수정 : 
2020-01-14 13: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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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애플파이 [사진출처 = 맥도날드]
"지금 맥도날드에서 파는 애플파이는 내 덕분에 있는거야!" 가수 전소미는 한 방송에 나와 맥도날드 애플파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밝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해외 맥도날드 지점에서만 파는 애플파이를 국내에서도 먹고 싶어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것도 한달 내내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말이다.

당초 맥도날드는 애플파이의 국내 출시 계획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전소미를 비롯한 많은 소비자들이 애플파이를 '애타게' 찾자 국내에서도 전격 출시하기로 했다. '팬슈머'의 힘이다.

팬(Fan)과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인 팬슈머는 쉽게 말해 '열정 소비자'를 뜻한다. 이미 유통 중인 상품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획, 유통, 홍보, 지지 및 비판 등 제품과 브랜드 등에 전반적으로 관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것.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한 소비의 패러다임이 이제 다시 '경험'에서 '관여'로 바뀌고 있다. 관여를 많이 하는 소비자들일수록 해당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 역시 높다. 최근 기업들이 열정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미국 온라인 1위 매트리스 브랜드인 '지누스'는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소비자들의 리뷰(Review)를 꼽는다. 제조사에서 직접 유통 및 배송까지 담당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브랜드인 지누스는 제품 사용자들의 좋은 평가가 계속 누적되면서 아마존을 포함한 미국 온라인 시장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별도 리뷰팀을 운영해 좋은 리뷰 뿐 아니라 소비자가 지적한 단점과 보완하면 좋은 부분 등에 대한 리뷰들을 꼼꼼히 체크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품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 결과 지누스는 가격 대비 우수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57만건에 달하는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동일 카테고리의 타 브랜드 대비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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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소형 가전 전문 브랜드 '오아' 역시 열정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무선 형태의 코드리스(codeless) O2보틀 미니공기청정기가 그 결과물이다.

이 미니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날씨 속에서도 불가피하게 아기와 함게 외출해야만 하는 엄마들의 마음을 간파했다. 외출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유모차 공기청정기다. 최대 7시간 사용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결과 언제 어디서든 공기청정기를 아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내가 낸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개발되게끔 하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했다. 뷰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우화만(우리 같이 화장품 만들어볼래?)'이 대표적이다.

우화만은 뷰티 소비자의 경험에 기반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뷰티 플랫폼이다. 소비자가 제안한 아이디어 중 진정성, 상품성 등을 검토해 제품으로 개발되며, 아이디어가 채택된 소비자에게는 매출 기여도의 1~3%, 최대 3억의 상금이 주어진다.

뿐만 아니다. 상품 출시 전반에 관여하는 팬슈머를 겨냥해 직접 이들의 투자를 받아 제품을 제작하는 '크라우드펀딩'이나 'DIY서비스'도 팬슈머와 함께 그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를 실시간 확인하도록 기업 내 별도 리뷰팀을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누적된 리뷰를 분석하고 연구해 제품 기획에도 적극 반영하는 추세"라며 "팬슈머를 많이 확보한 기업의 성공 사례가 이같은 추세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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